9개월] 대상포진 걸린 엄마의 아기 피하기 일지 (제목부터 우울...) The baby and I

...대상포진에 걸렸다.
문제는 걸렸다는 걸 깨닫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는 거다.
보통 발진이 나기전에 피곤하거나, 피부가 아프거나 한다는데, 워낙 요사이 스트레스속에 살고 있어서인지 딱히 더 피곤하거나 더 피부가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저번 금요일에 이상하게 일이 손에 잘 안 잡히네 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가 다 였는데, 그날 저녁 발진이 생겼다. 문제는 남편이나 나나 대상포진에 대해서 아는 바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작은 부분에 발진이 난 정도여서, 알레르기 반응인가 싶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시댁에 가기로 해서 7시간동안 미르를 보살펴 가며 자동차 여행을 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 발진이 더 큰 영역으로 번졌다는 걸 알았지만, 그 날 저녁에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던 지라 정신없이 준비하고 공항으로 나섰더랬다. 6시간 비행기를 바꿔 타며 저녁 11시쯤 호텔에 도착해서 옷을 벗었을 때 즈음에야 사태가 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등 뒷쪽의 작은 지점에서 시작한 발진이 이제 거의 몸의 반을 덮는 큰 고리 모양의 영역으로 번져 있었다. 
새벽까지 인터넷을 뒤져서 겨우 대상포진이라는 개인적인 결론에 닿을 수 있었다.
그다음 날 아침에 바로 클리닉에 갈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평소에 살고 있는 도시 이외의 도시에서 건강보험이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확실하지 않아서 이래저래 전화를 돌리다가 겨우 저녁무렵에 근처에 있는 작은 진료소에 들를 수 있었다. 정식 병원은 아니고, 급하게 의료진단을 받아야 할때 들를 수 있는 작은 진료소였다. 어쨋튼 그곳에서 대상포진이란 이야기를 듣고, 약을 받았다.

...간단하게 말하지만,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했던 해프닝은 정말...

어쨋튼 다행히 약을 받았지만, 이미 약이 효과를 발휘하기 좋다는 초기는 이미 지난 뒤였다.

아픈 것도 아픈 건데, 그것보다 더 걱정되는 건 아직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미르다.
대상포진이란 건 홍역을 걸리게 하는 바이러스가 홍역을 앓은 사람의 체내에 잠재하다가 확 증상이 나타나는 걸 말한다.
잘 번지지 않긴 하지만, 홍역을 앓지 않은 사람 주변에 있는 건 피해야한다는 것이 권고 사항이다.
발진 이후 나타나는 수포를 통해 보통 감염이 되지만, 작은 확률로 콧물이나 침같은 걸로도 감염이 된다고 한다.
미르가 다니는 병원에 전화해 봤더니, 일단 미르 근처 1미터 안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나마 지금 주말낀 휴일을 쉬러 시댁에 와 있어서 남편 혼자 미르를 봐야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어 다행이긴 한데...
미르 근처 1미터 안으로 접근하지 않기가 힘들다.
미르가 보이는 시야 안에 있으면, 나를 향해 번개같은 속도로 열심히 기어오기 때문에.
그나마 미르가 워낙 아빠 바라기라서 딱히 내가 피한다고 엄청 우울해하거나 계속 울거나 하진 않는데, 그래도 아기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기어오는 걸 피하려니 정말 못할 짓이다 싶다. 
아기가 내쪽으로 기어오는 걸 남편이 잡는 걸 한 서너번 한 뒤로부터는 아예 그냥 아기 눈에 안 들어오게 밖에서 시간을 지내다 집으로 돌아오거나 부엌에서 혼자 앉아 있거나 등등 어떻게 필사적으로 피하는 중.

다음주 중간쯤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나면, 반 주 있다가 출장을 간다.
건 한달을 애를 피하는 식이 되어버려서, 아마 출장 다녀오면 못 알아보지 않나 싶은 것도 살짝 걱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모든 시간동안 미르가 홍역에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홍역 잠복기간이 10일에서 21일까지 된다는데, 섯불리 데이케어에 보내면 안 될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그 기간 내내 남편보고 미르를 보라고 할수도 없고- 어떻게 하나 싶으다. 

에고고...제발 홍역 걸리지 말아라, 미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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